3월이면 봄일까?
사실 달력을 펼쳐보면 3월이라는 숫자를 보고 ‘이제 따뜻한 계절이 왔구나’라고 쉽게 단정 짓기 마련이지만, 체감상 아직 쌀쌀한 날이 이어져서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3월이면 봄일까 하는 궁금증을 예전부터 가져왔는데요. 몇 해 전 이맘때 강원도에 갔을 때, 낮에는 비교적 온화했지만 아침저녁으로 영하 가까운 기온이 계속돼서 겉옷을 꺼내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달력상의 계절과 실제 생활 체감이 서로 엇갈린다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진정한 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기상학적으로는 일평균 온도가 5도 이상으로 올라야 비로소 봄 기운이 감돈다고 보기도 하고, 어떤 전문가는 10도 이상이 돼야 확실히 따뜻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역별 온도 차는 물론, 해마다 달라지는 기후 패턴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선을 긋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특히 3월이면 봄일까 묻고 싶을 정도로 계절을 가늠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아래 표를 한 번 보셔도 좋겠어요. 실제로 몇몇 지역의 3월과 4월 평균 기온에는 분명한 편차가 존재합니다:
지역 3월 평균 기온(℃) 4월 평균 기온(℃)
서울 | 5.5 | 11.7 |
강원 영서 | 4.2 | 10.4 |
부산 | 8.8 | 14.2 |
제주 | 9.6 | 14.9 |
이 자료를 보면, 서울이나 강원 영서 지역은 밤낮의 온도 격차가 한동안 크게 벌어지는 반면, 부산이나 제주처럼 남쪽 지방은 봄꽃이 활짝 필 만큼 이미 날씨가 부드럽습니다. 저도 2년 전 이맘때 남부 지역을 방문했을 때 의외로 따뜻한 바람이 불어 놀랐던 적이 있는데, 동시에 내륙 지방에서는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한반도 안에서도 기후가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고 신기해했답니다.
결국 3월이면 봄일까 하는 의문에 “그렇다”라고 단정 지으려면 여러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달력에 쓰여 있는 숫자만 보고 계절을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기온, 일교차, 주변 환경 등을 살펴봐야 해요. 제가 작년에 겪은 일을 예로 들어보면, 3월 말에 벚꽃 축제를 기대하며 밖으로 나갔는데 갑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와 꽁꽁 싸매야 했습니다. 그날 ‘봄이 오긴 온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무리 3월이라도 언제든 날씨가 도로 추워질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기후 변화로 인해 날씨 변동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예전에는 3월이면 어느 정도 따뜻해지기 시작했다고 여겼는데, 최근에는 계절이 뒤바뀐 듯한 날이 꽤 자주 나타나곤 합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날짜가 보여주는 범주만으로 봄을 가늠하기는 어려워지고 있죠.
그래도 따사로운 햇살과 꽃 내음이 어우러지는 시기가 되면, ‘이제 정말 봄이구나’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되는 순간이 오지 않나 싶습니다. 저 역시 거리 곳곳에 꽃망울이 터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비로소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게 되거든요. 어떤 해에는 2월 말부터 꽃이 피는 곳도 있었고, 어떤 때는 4월이 돼서야 비로소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3월이면 봄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지역과 해마다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 경험을 돌이켜봐도,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꾸준히 올라가고 하루 일교차가 줄어든 다음에야 “아, 드디어 봄이 왔구나” 하고 체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요즘처럼 급격한 날씨 변동이 잦아지는 시기에는, 여러 정보를 참고해서 융통성 있게 계절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니 뭐니 해도 봄 특유의 포근함과 싱그러움은 이맘때 우리가 기대하는 풍경인 것 같아요. 다만, 실제 봄 기운을 느끼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지역마다 꽃소식이 다른 시기에 전해지니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달력이 아니라 피부로 느끼는 온도 변화와 주변 자연 환경을 통해 봄을 만끽하시라는 거예요.
결론적으로, 3월이면 봄일까 하는 질문에는 간단한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순간 길가에 활짝 핀 꽃들을 발견하게 되면, 그때야말로 “아, 이제 정말 봄이구나”라고 실감할 때가 오지 않나 싶습니다.